2018.06.21 23:23
성경의 비밀을 푸는 식물 이야기(2)
쥐엄나무
이스라엘 성지순례에서 반갑게 만났던 나무가 있다.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탕자가 배고픔을 달랬다는 쥐엄나무인데 그 열매가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다. 이스라엘 지역에서만 나는 특산품인 쥐엄 열매로 만든 꿀은 이스라엘의 대표 웰빙 특산품으로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시켜주고 기력이 쇠한 노인에게 아주 좋다고 한다.
요셉이 애굽의 총리로 있을 때 애굽과 전 지역에 7년간 극심한 흉년이 들어 식량이 바닥나자 야곱은 가나안의 진상품을 정성껏 준비해 아들편으로 애굽에 보냈다.
“그들의 아버지 이스라엘이 그들에게 이르되 그러할진대 이렇게 하라 너희는 이 땅의 아름다운 소산을 그릇에 담아가지고 내려가서 그사람에게 예물로 드릴지니 곧 유향 조금과 꿀 조금과 향품과 몰약과 유향나무 열매와 감복숭아이니라” (창 43:11)
당시 애굽에 야생꿀은 무척 흔했으므로 굳이 가나안 진상품으로 벌꿀을 보낼 이유는 없었기에 이스라엘의 특산품인 쥐엄나무 열매로 만든 꿀을 피스타치오와 아몬드와 함께 보낸 걸로 해석된다.
***탕자는 왜 쥐엄나무 열매를 먹었을까? ***
탕자는 아버지의 재산을 다 탕진한 후 유대인 마을이 아닌 이방인 도시로 떠났는데 그곳에서 입에 풀칠을 하려고 유대인들이 가장 혐오하는 돼지 치는 일까지 해야 했다. 돼지의 사료로 가장 값싸고 영양이 풍부한 쥐엄 열매를 썼는데 흉년이 들자 그것도 귀해져 돼지와 쟁탈전을 벌여야 했으니 얼마나 비참한 상태였는지 상상할 수 있다.
“저가 돼지 먹는 쥐엄 열매로 배를 채우고자 하되 주는 자가 없는지라” (누: 15:16)
*가난한 자의 식물, 쥐엄 열매*
콩과에 속하는 쥐엄 열매는 이스라엘에서 가난한 사람이 정말 먹을 것이 없을 때 마지막에 먹는 식량이었다. 보통 끓는 물에 쥐엄 열매를 넣어서 죽을 만들어 먹었다. 그 안에는 사람에게 필요한 필수 영양분들이 고루 들어 있기 때문이었다.
북이스라엘의 여호람 왕 때에 아람의 벤하닷 왕이 쳐들어와 사마리아를 포위했다. 몇 년 동안 계속된 포위로 성 안에는 식량이 바닥 났을 것이고, 하챦은 음식조차 고가에 팔리는 인플레이션이 일어났을 것이다. 열왕기 기자는 특별히 두 가지 식량을 말하고 있다. 나귀 머리와 합분태가 그것이다.
“아람 사람이 사마리아를 에워싸므로 성중이 크게 주려서 나귀 머리 하나에 은 팔십 세겔이요 합분태 사분의 일 갑에 은 다섯 세겔이라” (열왕기하 6:25)
이 두가지는 평상시에는 잘 먹지 않는 하챦은 음식이다. 나귀 머리는 먹기에 역겨운 것이다. 합분태는 콩과에 속한 쥐엄 열매를 말한다.
***불순종하면 칼에 삼키우겠다? ***
하나님은 이사야에게 순종하는 자와 불순종하며 거절하는 자에게 임할 식량을 말씀하셨다.
순종하는 자는 가나안 땅의 아름다운 소산을 먹을 수 있지만, 거절하여 배반하는 자는 칼에 삼키울 것이라고 하셨다.
“너희가 즐겨 순종하면 땅의 아름다운 소산을 먹을 것이요 너희가 거절하여 배반하면 칼에 삼켜지리라 여화와의 입의 말씀이니라” (이사야 1:19-20)
여기서 “칼에 삼켜지리라”’는 무엇을 뜻하는 말일까? 순종하는 자와 불순종하는 자가 대비를 이뤄 다음 구절에는 그들이 먹을 소산과 그렇지 못한 소산이 대비를 이뤄야 마땅하나 갑자기 칼에 삼키우겠다니? 이해하기 어렵다. 쥐엄열매는 히브리어로 ‘하루브’라고 한다. 말씀에 나오는 칼은 히브리어로 ‘헤레브’다. 유대인들은 모음이 없는 히브리어로 낱말놀이를 즐겼다. 쥐엄 열매와 칼은 자음이 같기 때문에 서로 바꿔 가면서 낱말놀이를 할 수 있다. 불순종하는 자들이 칼에 삼키운다는 말은 아주 가난해져 쥐엄열매나 먹게된다는 뚯이다. 또 쥐엄나무 열매의 모양이 칼자루와 비슷하기 때문에 이런 표현을 썼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힌다..
***세례요한이 메뚜기를 먹었다?***
“요한은 약대털을 입고 허리에 가즉 띠를 띠고 메뚜기와 석청을 먹더라” (마가 1: 6)
어떤 목사님이 세례 요한의 음식을 놓고 재미있게 표현하며 “광야에서 몸에 좋은 건 혼자 다 먹었군! 하셨다 한다.
세례 요한은 날 때부터 나실인이었다. 같은 나실인으로 풍요로운 서쪽 해안 광야에서 활동하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삼손과 달리, 세례 요한은 열악한 동쪽의 유다 광야에서 활동했다. 그가 유다 광야에서 활동하면서 메뚜기와 석청을 먹었다니… 과연 그가 하루 세끼를 해결하려고 메뚜기를 잡으러 뛰어다녔을까?
*유대광야엔 메뚜기가 없다*
.유대광야의 우기에 잠깐 파릇파릇 나오는 조그만 풀들은 건기의 6개월동안 바싹 마른다. 그야말로 돌맹이 밖에 남지 얺는다. 이런 상황에서 제아무리 천하무적의 메뚜기라도 살아남을 수가 없다. 세례 요한은 사가랴와 엘리사벳이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로 늦은 나이에 얻은 아들이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나실인으로 택함을 받았다. 유다 광야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금욕주의로 살아가던 에세네파( 사해동굴 12개에 필사본 두루마기 성경 800여개를 항아리 속에 숨겨 보존함, 1947년 최초 발견해 세상에 가장 오래된 성경사본으로 입증받음 )의 문서를 보면, 세례 요한은 일찍 부모를 여의고 에세네파에 들어가 성장했을 가능성이 높다.
세례 요한의 사역과 에세네파의 의식은 상당히 비슷하다. 에세네파는 독신을 권장했다. 그래서 파벌을 유지하려고 세례 요한 같은 제사장 가문의 고아들을 입양해 자기네 파벌 사람으로 키웠다.세례 요한은 평생 독신으로 살았는데 독신인 그에게 메뚜기가 알맞은 식단 메뉴가 될 수 있을까?
*쥐엄열매는 메뚜기 열매*
유대인에게 쥐엄 열매는 메뚜기 열매로 통한다. 서로 생긴 모양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세례 요한이 먹었다는 메뚜기를 자연스럽게 쥐엄 열매로 생각하나 이런 문화를 모르는 우리는 요한이 실제로 메뚜기를 먹은 걸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요한이 탄생한 예루살렘 서쪽의 엔케렘 지역은 쥐엄 열매가 많이 나는 곳이다. 요한은 말린 쥐엄 열매를 유다 광야로 가지고 가서 몇 달치 혹은 몇 년치를 저장해 놓았다가 먹었을 것이다. 실제로 2세기 초에 로마의 현상범이었던 랍비 시므온 바르 요하이는 유다 광야에서 쥐엄 열매로 연명하며 몇 년간 로마의 수색을 피할수 있었다
***세례 요한에게 쥐엄 열매는 검소와 청빈의 상징이었다.***
탕자에게 쥐엄 열매는 ‘가난과 궁핍’의 상징이지만 , 세례 요한에게 쥐엄 열매는 ‘검소와 청빈의 상징이다. 요한은 유다 광야의 한적한 곳에서 곧 임할 하나님의 나라와 회개의 세례를 전파했다. 사람들은 광야까지 찾아와 세례를 받고자 장사진을 이뤘다.
이스라엘 성지순례중 쿰란 동굴을 찾았을 때 가슴이 뭉쿨해지며 무엇이 저 에세네파의 사람들을 저 건조한 사막의 동굴에서 모든 걸 다 끊고 수도생활을 하게 했을까? 도대체 에세네파가 어떤 사람들의 집합체였을까? 궁금해졌는데 답의 실마리가 풀리는 것 같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요한에게 몰렸던 이유는 요한의 검소하고 청빈한 생활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의 종으로 청빈하게 살아가는 요한의 삶 자체가 강력한 메시지였던 것이다. 그는 예루살렘에서 성전 제사장으로 삼기면서 좋은 옷을 입고 다니는 종교지도자들과는 전혀 다른 영적 카리스마를 지녔다. 오늘날도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 광야에서 외치는 사역자들이 절실히 필요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일부 교회의 재산축적과 횡령, 세습으로 인한 부작용이 생길 리 만무이지 않은가?
요한이 보낸 자가 떠난 후 예수께서 무리에게 요한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 너희가 무엇을 보려고 광야에 나갔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 그러면 너희가 무엇을 보려고 나갔더냐 부드러운 옷을 입은 사람이냐 보라 화려한 옷을 입고 사치하게 지내는 자는 왕궁에 있느니라” ( 누 7:24-25 )
*다이야몬드 캐럿이 쥐엄열매 씨 무게*
이스라엘의 모든 성인 남자는 매년 성전에 반 세겔의 성전세를 내야했다.
“무릇 계수 중에 드는 자마다 성소에 세겔로 반 세겔을 낼지니 한 세겔은 이십 게라라 그 반 세겔을 여호와께 드릴지며” (출 30:13)
1세겔의 무게는 20게라다. 게라의 무게는 0.2그램으로 쥐엄 열매 속에 있는 씨의 무게에서 나온 것이다. 게라는 보석의 무게 단위로 쓰이는 캐럿과 같은 말이다. 가장 가난한 처지를 상징하는 쥐엄 열매에서 가장 귀한 보석인 다이야몬드의 중량을 매기는 단위가 나왔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가난한 자들의 음식이지만 동시에 겸손과 청빈과 근신을 상징하는 쥐엄나무 열매는 분명 영적인 음식임에 분명하다. 쥐엄나무 열매를 입안에 곱씹으니 구수하고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하늘의 부요와 고귀한 신분을 버리고 이 땅에 가장 낮은 모습으로 오셔서 섬김과 참 사랑의 모본을 보이신 예수그리스도의 삶의 풍미가 이런게 아닐까!
-편집실
참고문헌 : 열린다 성경(식물이야기)/류모세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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